MY STORY (굳이 말한다면 이삭형?) | 작성일 2014.12.09 |
작성자 하하네지킴이 | |
같은 교회에서 함께 지내던 남편이 신학교 입학을 결정하고 시골에 내려가자 나에게 갑자기 질병이 발생했다. 제 3차 신경통... 신경 절단까지 해야 한다고 판정을 받았다. 어느 날,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왔다. “혹시 주위에 신학생 있니?” “응...” 그 사람 놓고 기도하면 안될까? 왜? 엄마 지인들 중에는 기도하는 분들이 많잖니. “그 분들이 그러네. 아들이 목사가 되는 게 아니라, 사위가 목사일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 네 상황이 이러니 한 번 그 사람을 놓고 기도해 보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참고로 저희 엄마는 아들 하나는 목사가 되길 소망하는 분이다.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것도 건강히.. 그래서 그를 놓고 기도했다. 다음 날, 소견서들을 들고 전대 병원에 갔다. 그런데 제 3차 신경통이라면 이럴 수가 없단다. 순간 나는 '괜시리 기도했구나. 그저 우연의 일치였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과 동시에 다시 엄청난 진통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과 다시 딜을 했다. '하겠습니다. 대신 그 사람이 No를 하면 아닌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시골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했다. 여차 여차 상황을 설명하고 결정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생각할 시간을 달란다. 통화를 끝내고 시간을 보니 시각이 12월 31일 밤 11시 59분... 그런데 글쎄... 1분 후 전화가 걸려 온다. “사귀는 거라면 오늘 시골로 내려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신정 등반을 포기한 채, 그에게로 가는 버스 안에서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남자를 안 사귀어 본 것도 아니고, 어떻게 짜릿한 느낌 한 번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합니까?”
시골에 도착하여 그의 누나가 하는 피아노 학원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의 손과 내 손이 살짝 스쳤는데 참내.... 순간 찌릿한 것이다. 내 마음은 여전히 아무 감각이 없는데 말이다. '하나님, 해도 해도 너무 하시네요.'
그렇게 해서 그 해 결혼을 했다. 보통은 이렇게 결혼하면 만사 형통이라고 생각하던데... 첫 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서로에 대한 충분한 알아감이 없이 만나서 결혼한 터라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전에 한 번 게시판에 올렸던 것처럼, 목사 아들로 태어나 자란 남편은 집에 귀가만 하면 커텐을 치고, 밤 10만 넘으면 설거지, 샤워를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소변까지 조용히 해결하라고 잔소리를 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께 A/S를 부탁했다. 선물이 너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그리고 하나님은 성실하게 그 약속을 들어 주셨다. 한달 후 남편이 왈.. “혹시 제에게서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나요?” “당연히 많죠.” “혹시 그것을 놓고 기도하셨나요?” “당연히 A/S 해 달라고 기도했죠.” “다음부터는 기도하지 말고 저에게 직접 이야기 해 주면 고쳐 볼께요.”
고집이 센 남편은 쉽게 자신의 생각을 고치지 못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다음 날 태도를 바꾸어 주는 그런 남편이 되었다.
어제 아들이 그러더군요. “엄마, 아빠가 진짜 많이 바뀌었어. 처음으로 나도 아빠같은 아빠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이처럼 하나님이 맺어준 결혼의 장점은 바로 하나님께 당당하게 A/S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과, 하나님의 확실한 A/S가 아닐까요? 비록 그 기간이 길지라도... PS. 소원 하나... 이번 주 토요일이 벌써 결혼 18주년 기념일입니다. 축하함 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