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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참여 게시판

신혼 여행 & 혼수 작성일 2014.12.23
작성자 하하네지킴이

[신혼 여행?]


교회를 다닌다면

보통 토요일에 결혼을 하고

주일을 보낸 후

그 날 오후 신혼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주일까지 온전히 보내고

월요일에 신혼 여행을 떠났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세상과 타협하는 모습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 아니라 자유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신혼 집에서 첫 날밤을 보내는 데

그 날 나는 남편에게

남편이 된 기념으로 나만을 위한 클래식 기타 연주를 부탁했다.


결혼 전 나는

클래식 기타를 치는 교회 오라비들에게

사랑의 로망스를 부탁하곤 했다. 

그러면 교회 오라비들은 기쁨으로 그 선율을 들려 주었다.

클래식 기타로 듣는 사랑의 로망스의 선율은 늘 아름다웠다.


그 선율을 이제는 남편에게서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사랑의 로망스를 신청했다.

그리고

남편은

나만을 위해 사랑의 로망스를 연주해 주었다.


선율이 좋아서 들었던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들었다. 

신혼 선물 치고는 최상의 선물 같았다.


그러나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남편의 나만을 위한 기타 연주를 해 준 적이 없다. 

아마 그래서 그 날의 선율을 지금까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부부의 신혼 여행은

그렇게 마음으로의 신혼 여행이 시작되었다.




[혼수]


한 달 80만원이라는 작은 사례금으로 생활을 하셨던 시부모님...

덕분에 친정 엄마는 큰 결정을 하셨다.

신혼 살림은 오랜 자취 생활을 했던 남편의 물건 들과, 집에 모아 두고 있던 것들로 해결하고

대신 그 돈으로 전세 집을 구했다.


예물 반지도 14K 커플링 반지로 해결하고

예복으로는 저렴한 정장을 구입했다.


그래도 예단 하나 못한게 마음에 걸려

닥스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닥스 넥타이와 스카프로

원가족들의 신혼 여행 선물을 준비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님은

당신에게 중요한 가족들의 부부용 선물로 대체해 버리셨다.

그리고 멀리 있는 가족들은 안 줘도 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렇게 살았는데...

막내 도련님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큰 형님에게서 나오는 소리...

막내네는 000을 해 줬다... 어쩌고 저쩌고...


막내네가 결혼할 때

우리 가정에는

그 어떤 예단도 오지 않았다.


경험상 우리 가정에

예단이 오지 않았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친정 엄마에게 들려 주니까

친정 엄마 말씀 왈... 

결혼 준비하시라고 예물로 500만원을 드렸지만

예물로 돌아오는 돈은 십원 하나도 없었다.

그 이야기를 들려 주면 담에는 예물 가지고 왈가왈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친정을 두고 있는 큰 형님에게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그저 결혼은 단 둘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가정이 한다는 말이 눈물나게 실감 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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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정보

사랑의뜰안
월~금 9:00~10:30
제작 조미숙 PD / 진행 조미숙 PD